주변환경
2010.04.04 13:22

지붕합각(북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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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지붕구조는 보통 서너 가지가 있는데

이 가운데 팔작지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나머지는 맞배지붕, 우진각지붕, 이밖에 4모, 6모, 8모 지붕 등이 있습니다.

 

팔작지붕에는 건축구조상 이 같은 삼각형 모양의 구조가 발생하는데

이를 합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조견당의 합각은 다른 집의 합각과 아주 다릅니다.

매우 독특하고 독창적인 문양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우선 위의 둥근 돌은 별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변의 와편 문양은 구름 또는 하늘을 나타냅니다.

동쪽은 해, 서쪽은 달, 북쪽은 별을 상징합니다.

동쪽과  서쪽이 2단의 기단 위에 있는데 비해

북쪽은 유독 3단의 기단이 조형돼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 속에는 북쪽이 높고 크고 소중한 무엇이 있다는

결과물입니다.

북극성도, 조상도, 임금도 다 북쪽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3단으로 된 기단이 재미있습니다.

이 기단은 우선 자연석을 네모나게 가공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담장을 치는 것 처럼 쌓아 올렸습니다.

이를 '사고석 쌓기'라고 합니다.

 

이 '사고석 쌓기'는 민가에서는 엄격히 금지된 조형방식입니다.

왜냐하면 궁궐에서만 허용되었던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돌을 네모나게 만드는 일은 시간과 품이 많이 들어

민가에서는 담장이나 벽을 쌓을 때 그냥 자연석을 쓰도록 했습니다.

돌을 네모나게 다듬는 것은 비용도 많이 들고, 일종의 사치라고 여겨졌겠지요. 

 

그렇다면 조견당 합각에 들어있는 '사고석 쌓기'에 대해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요.

 

우선은 사고석이 받치고 있는 별이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겠지요.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누군가 '사고석 쌓기'의 의미와 뜻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이를 조형해 넣은 것이겠지요.

민가에 궁궐의 조형이 차용된 것이고 ,그것도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자리에

제대로 이를 활용한 것입니다. 

 

누구라도 오래된 옛 집을 방문할 기회가 닿으면

한번 팔작지붕의 합각을 유심히 관찰해 보길 바랍니다.

 

합각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어떤 문양으로 장식을 해 놓았는지

고택을 보는 또 하나의 눈이 생길 것입니다.

 

대게는 밋밋하게 회벽으로 막았거나 단순한 문양으로 처리했습니다.

공사중에 나온 와편으로 무늬를 만들거나 어떤 물건을 형상화 한 것이 고작입니다.

 

이렇게 조견당 합각처럼 어떤 이념과 철학을 옹골차게 구성한 합각은 없습니다.

서쪽의 달은 '음'을 상징합니다.

동쪽 합각에 해가 조형된 것과 대비해서 달을 넣은 것입니다.

동쪽의 해는 당연히 '양'을 나타냅니다.

 

동쪽에는 양을, 북쪽과 서쪽에는 음을 상징하는 별와 달을 넣음으로써

조견당 지붕에는 음양의 조화와 우주의 운행과 질서를 상징하는

해와 별과 달이 조형된 것입니다.

 

합각의 장식 하나에도 이 처럼 옛 어른들의 고매한 학식과

우주의 질서와 천리에 순응코자했던 조상들의 철학과 사상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의 훌륭한 문화유산인 고택,

그냥 문화유산이 될 수는 없겠지요.

 

거기에 녹아있는 깊은 사상과 철학의 건축적 구현이 바로 우리 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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